건담과 이치란과 츠타야서점

December 1, 2018

 11월초 도쿄의 주요 거리는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의 불빛과 연말연시의 설렘이 넘실거렸다. 오다이바 다이버시티의 산책로를 걷다가 어둔 밤 우뚝 솟아있는 사람의 열자 쯤 돼 보이는 대형 유니콘 건담은 일본 출장에서 얻은 뜻밖의 선물이었다.

이번 도쿄 일정은 고등학교 1학년 아들 녀석과 디자인페스타를 보러가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저 여행객처럼 놀자를 컨셉으로 적당히 관광 코스도 돌았고 오에도온천 유가타 체험도 했다. ‘펫파라다이스’, ‘독 디파트먼트’ ‘오에도온천 펫관’ 등 애완동물과 주인을 위한 패밀리패션과 라이프스타일숍도 눈에 띄었으나 시장조사는 통과했다. 도쿄 스카이트리의 전망대에 올라 도쿄의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 전망대 유리에 드래곤볼을 영화처럼 띄워서 보여주는 광고 전략은 투니버스를 즐기던 기억을 소환하고 가슴을 둥둥 울렸다.

 

신주쿠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라멘’ 글자를 따라 무심코 지하를 들어섰는데, 이게 웬 떡인가! 싱글라이프 사례로 조사했던 ‘이치란’이었다. 지

 

하로 들어가 문을 열자 입구 복도에 줄이 길게 서있고 우측에 메뉴주문 기계가 거리를 두고 두 대가 있었다. 그 기계 앞에 이르러 메뉴를 이것저것 고르고 계산하니 주문한 메뉴 하나 당 작은 주문표가 나왔다. 어떤 맛을 원하는지 점원이 다가와 물어보고 이후 자리로 안내해준다. 흡사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쳐있지만 이 칸막이는 걷어 올릴 수 있어서 원한다면 좌우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옆에 메모지와 연필도 놓여있다. 아마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사용할 수 있겠다. 방해 없이, 시간제한 없이, 혼자서도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아늑한 느낌이었다.

 

디자인페스타는 2008년경 하라주쿠에서 열릴 때 가보았다. 당시 2, 3층 건물에 작은 방방마다 전시공간을 구성하였는데, 벽의 한 부분만도 임대하여 일반인 누구나 전시를 할 수 있었고, 마당에는 한참 뜨는 신진 작가의 소품과 작품이 전시판매되어서 몇 개 구매했었다. 자유롭게 창작물을 전시하는 페어로 꼭 한 번 가족의 전시회를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한 기억과 달리 다시 찾은 디자인페스타는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려 규모가 그 당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컸고, 아침부터 서둘렀으나 입장 줄이 오픈 때부터 성황을 이루었다. 디자인페스타에는 전시장 외관에 치장이 별로 없다. 우리는 멋진 통일된 형태의 부스를 설치하기 위해 부스 하나당 70만원의 예산을 책정하였고 부스 디자인 기획회의만도 두 달 가까이 소요됐다. 이곳은 참가자들에게 금액에 따라 바닥 공간을 나누어줄 뿐 부스를 꾸미는 것은 참가자들의 특성에 맞게 ‘크리에이티브’하거나 ‘실용적’이거나 했고 부스 형태는 그다지 중요해보이지 않았다.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 공연은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배치되어있어서 방문객들은 음악으로 일단 흥을 돋우고 관람을 시작했다. 그 옆으로는 벽을 세워 작가들의 다채로운 그라피티 작업이 한창이었다. 자유로운 작업들의 형상과 다양한 부스들이 거대한 플리마켓과 공연장, 퍼포먼스 등 복합의 장이 되어있었다. 긴자식스의 츠타야 서점에 들러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좌석에 비치되어있는 책들을 무심코 넘겨보며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갤러리도 감상하고 일본도(칼) 코너, 갖가지 희귀본의 책들을 둘러보며 소유의 욕구가 일었다. 츠타야 서점의 성공사례를 말하던 그 다수의 세미나의 내용들이 별로 의미 없게 느껴졌다. 나는 어느 도시에 가든 츠타야 서점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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