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백세? 일상이 새로운 국면

July 1, 2015

내게는 아침에 대한 철칙 하나가 있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절대로 뉴스를 켜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루의 서막을 여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온통 사건 사고로 도배한 뉴스를 접하면 그 첫 기분이 하루를 망칠 것 같은 생각에서였다. 요즘은 눈을 뜨면 바로 티브이를 켜고 뉴스채널을 본다. 별로 믿음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메르스에 대한 보도를 접하고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메르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SNS에서는 고맙게도 하루 몇 차례 소위 믿을 만하다는 의사의 이름을 빌어 메르스 정보가 올라온다. 방역은 뚫렸고 개인위생과 치료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과 예방을 위해 하루 적어도 4그램 이상의 비타민을 섭취하라는 얘기도 있었다. 비타민도 마스크와 더불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3일 신촌 세브란스(굳이 병원 이름을 밝히는 것은 병원에 다녀왔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이 극한 거부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에 부모님 진료 차 들렀다가 회의에 들어오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꼭 쓰고 오라는 강요를 받아 병원 내 의료용품 매장에서 마스크100장을 20만원을 주고 사버렸다. 마스크 충동구매 ! 그것도 100장 ! 앞서 언급했듯 사건사고에 둔했지만 그 즈음 며칠 학교에 다녀오면 메르스에 대해 학교에서 들은 대로 부산을 떠는 아들 녀석의 걱정거리도 덜어줄 요량으로 바이러스를 막아준다는, 하루만 기능되는 일회용 최첨단 마스크라는, 어제까지 없어서 일인당 두 장 이상 못 팔았다는 병원 내 판매사원의 소리에 바쁘니 한꺼번에 구매하자는 생각까지 작용하여 100장이나 사버렸다. 핸드백 안에 마스크 뭉텅이를 구겨 넣으며 혼자 웃고 말았다. 당시까지는 심각하게 생각되지 않았으나 병원에 다녀온 날 마스크를 쓰라는 제재(?)를 당한 후 ‘도대체 뭐가 문제고 왜들 호들갑을 떠는 거야’ 하면서 매일 아침 눈뜨면 티브이를 켜고 뉴스채널에 고정시킨다.

 

지난 6월 중순 필자가 소속된 한 CEO 모임에서 연중행사인 1박2일 속초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다. 동해 바다도 보고, 골프도 하고, 설악산도 오르고, 나름 30대에서 60대를 아우르는 최고의 스케줄이 만들어지고 석 달 여 동안 30여명의 CEO들은 동심에 소풍을 손꼽아 기다리듯 매일매일 여행에 대한 기대를 나눴다. 하지만 출발 2주일 전 사망자가 늘고 메르스 확산으로 여행 실시에 의견이 엇갈려 찬반 투표 결과, 여행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으나 출발 일주일 전 속초에서 확진환자 발생으로 이번에는 투표도 거치지 않고 임원진 소수의 의견에 따라 여행 연기가 결정됐다. 하지만 여행은 강행됐다. 25명이 가기로 했던 여행이 15명으로 축소되었지만, ‘이것들 보세요. 일상에 아무 문제없다고요’라고 주장하듯 어느 때보다도 격렬하게 놀았다. 그 서로 죽고 못 살던 모임이 메르스 이데올로기로 갈등했다. 각종 메르스 카페와 앱이 생기고, 마스크는 없어서 못 팔고, 외부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홈쇼핑과 택배는 어느 때보다도 성수기를 누리고 있다. 듣도 보도 못한 광경에 모두 어리둥절하다.

 

어릴 때 ‘골골팔십’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골골대며 잦은 병치레를 하는 사람이 건강을 챙기면서 80세까지 장수한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지금은 ‘골골백세’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이 백세 수명 시대에 맞는 것 같다. 건강을 향한 욕구가 스포티즘을 확산시키고 면역관련 제품이나 서비스가 빅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제 이러한 면역과 건강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굳이 메르스 때문이 아니더라도 인간 수명, 지구환경 등 여러 측면에 있어 이제 우리에게는 건강한 삶, 골골백세를 위한 새로운 일상의 자세와 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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