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최고의 패션은 ‘이케아’

November 1, 2017

 

18S/S를 향한 패션디자이너들의 향연 서울패션위크. 이번 헤라서울패션위크 기간에 내가 본 패션쇼의 최고봉을 3개만 꼽으라면 GN쇼에 참가한 ‘한철리’, ‘립언더포인트’와 ‘씨쏘씬’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천재적인 감각과 따뜻한 인간미, 바깥 세상에 대한 혜안, 리더십이다. 새로울 것이 없다는 패션에서 새롭게 느껴지는 즐거움은 쾌감에 가깝다. 흡사 개그프로그램에서 위트와 지적 미학이 던져주는 쾌감과도 비슷하여 자꾸 주변인들에게 이 쇼들에 대해 묘사해주었다.

 

 

기존에 하나하나 아이템에 디자인의 공을 들였던 것에서 탈피해 일상적으로 접근해보겠다던 이한철 디자이너의 ‘한철리’ 쇼는 ‘너무 뻔하면 어쩌나, 개념을 테크니컬하게 디자인하는 그의 컬렉션을 보고 싶은데’하는 나의 걱정을 날려버렸다. 스타일링 하나로 커머셜한 해체주의를 보여주며 소비자가 주도하는 이 시대에 아직도 디자이너가 리드해줄 수 있음을 자신감 있게 선보였다. ‘역시 천재야’라고 옆에 앉은 회사 가족과 속삭였다.

 

이진윤 디자이너의 ‘씨쏘씬(see sew seen)’쇼는 새로움 없는 요소들이 업사이클링되어 고감도 패션으로 완성도 높게 탈바꿈되는 쇼였다. 풍성한 볼륨에 은빛 광택이 은은하게 드러나는 스커트를 입은 모델이 뒤태를 보여주는 순간 등 뒤에 맨 은박 돗자리가 ‘나도 패션이 되었어’라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콜래보레이션을 하여 매 시즌 쏟아져 나오는 패션 제품들에 대한 디자이너의 사회문제 인식이 지속가능한 패션 디자인에 대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메시지로 다가왔다. 더욱이 런웨이에 90년대 최고의 패션쇼에만 섰던 모델들이 여전히 멋들어지고 아름다운자태로 등장하는 순간 내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이름부터도 예사롭지 않은 ‘립언더포인트’의 이총호 디자이너는 입술 아래 점이 있다. 재치 넘치는 패러디물들과 섹슈얼한 스타일에 캣워크하는 모델들조차 신나있었다. 옷을 사기위해 엄마의 신용카드를 빌리는 젊은 세대를 풍자하여 마스터카드(Master Card)를 마더카드(Mother Card) 일명 ‘엄카’로 바꿔놓았다. 패러디한 내용을 스티커로 제작해 피날레 때 뿌렸는데, 창피한 마음도 없이 바닥에 떨어진 스티커를 킥킥거리며 즐겁게 주웠다. 일 주변에 붙여놓고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즐기리라!

 

전 세계가 런웨이의 형식을 깨며 패션이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는 요즘, 우리는 왜 고리타분하게 매 시즌 패션위크라는 타이틀로 정형화된 모습에서 못 벗어나는가 하는 답답함이 해소되는 멋진 3개의 패션쇼였다. 명품도 식상하게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이 시대에 패션이 줄 수 있는 새로움과 변화와 비전은 무엇인가? 한 대중 매체에서 요즘 가장 뜨는 패션 스타일을 ‘이케아’라고 하고, 혹자는 2017년 올해 최고의 패션 브랜드는 ‘이케아’라고까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발렌시아가가 ‘이케아’의 파란 장바구니(‘이케아’에서 1,500원에 판매)를 244만원짜리 ‘아레나백’으로 둔갑시킨 것을 시발점으로 올해 ‘이케아’가 패션 아이템으로 많은 역할을 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오프화이트’는 아예 ‘이케아’와 협업해 2019년 제품을 런칭한다.

 

패러디가 한 시절을 풍미한다. 꼼데가르송과 꼼데퍽다운, 베트멍과 베트밈스, 발렌시아가와 불렌시아가 등 대놓고 드러낸다. 미술가 톰키팅의 위작이 거장들의 스타일을 담은 오리지널리티와 높은 완성도로 수집가들의 컬렉션 대상이 되어 현재까지 고가에 거래되듯 꼼데퍽다운은 패셔니스타 지드래곤이 입어서 화제가 되어 품절사태까지 빚었었다. 패션이 진품 명품과 모조품의 진위여부에서 자유로워지고 의식과 미학이 결합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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