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GLOBAL GIANTS

August 3, 2015

오지탐험이나 우주탐사, 역사탐험 등의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이끄는 마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우리가 산 적 없던 과거도 그렇고 우리가 죽고 난 후의 먼 미래도 그렇고 평생 한 번 가보기도 어려운, 우리의 생활반경에서 멀리 떨어진 곳도 그렇고 우리는 새로운 경험과 일탈을 그곳에서 꿈꾼다. 화석이나 그림으로만 보았던 공룡을 되살린 20여 년 전 영화 쥬라기공원은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꽤 인상적인 주제라 챙겨보았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스토리는 없지만 현생 인류가 살기 이전의 지구와 공룡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2, 3탄은 챙겨 볼 이유가 없었다. 올해 개봉한 쥬라기월드는 개봉초반 딱히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차선으로 선택한 영화였다. 역사 상 존재하지 않았던 괴물 공룡(학명 인도미누스 렉스)의 출현이 신비롭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왜 그러한 공룡을 등장시켰는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있었다. 더 새롭고, 더 자극적인 경험을 원하는 우리들의 욕구는 쥬라기월드 관광객과 소비자의 욕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더 멋지게’라는 개발 지침 아래 과학자는 공룡과 파충류와 양서류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더 크고, 더 무서운’ 괴물 공룡으로 구체화시켰다. 그 어떤 육식 공룡보다도 더 크고, 위험하고, 지능적인 새로운 공룡의 종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공룡의 신상품 개발 컨셉은 최상위 포식자의 출현으로 귀결됐다.

 

요즘 새롭게 등장하거나 지향하는 많은 비즈니스가 더 크고 강력한 최상위 포식자 같지 않은가? 30여년 패션에 몸담아 온 지인이 “패션 대기업은 요즘 라이프스타일과 리테일을 대안으로 삼아 편집숍 비즈니스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나 빈수레 같다”고 묘사한다. 리테일 비즈니스가 대세인 시대에 들어서서 디자인과 MD 보다 앞서 계획되고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VM이라고들 말한다. 이제 우리의 관심사는 공간이며 그 공간에서 어떠한 이야기 거리가 있는가가 중요해졌다. 현대적으로 거대하게 우뚝 선 최첨단 대형몰에 가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동질화된 상품들과 브랜드들의 향연을 즐기기보다 색다른 공간에서의 스토리라는 새로운 욕구를 가진다. 한때 마케팅의 모범 답안이었던 ‘스타벅스’는 요즘 공간에 새로운 모험을 보여준다. ‘스타벅스 이색매장’을 검색어에 넣어보면 익숙하지만 낯선 얼굴의 ‘스타벅스’를 만날 수 있다. 고베의 기타노 이진칸 ‘스타벅스’는 100년 이상된 가옥에 차려졌으며 홍콩에 있는 두델 스트리트점은 홍콩영화에서 보던 옛 거리 느낌과 50년, 70년대 홍콩 전통 다방을 재현해 컨셉스토어를 만들어냈다.

 

도시 공간 또한 이야기 거리로 재생된다. 런던의 흉물이자 우범지대였던 템즈강 남쪽 기슭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가 테이트 모던 미술관으로 재탄생하면서 도시의 풍경과 경제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근대 런던의 발전을 이끌었던 공간에 깃들인 묵직한 기억과 수많은 이야기를 이어간다는 건축가의 의지를 반영해 외관의 전통은 유지하되 내부는 현대적인 미술관의 기능에 맞춰 개조됐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이거니와 발전소가 전기를 공급했듯 이제는 시민들에게 예술을 공급하는 매력적인 장소가 됐다. 거대한 규모에 전 세계 인기상품과 브랜드를 모두 모아놓은 글로벌 자이언트 보다 우리를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이끄는,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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